몸이 아프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약을 찾게 되죠. 머리가 아프면 진통제를, 소화가 안 되면 소화제를,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먹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증상이 나아지는 걸 느끼게 되는데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작은 알약이 몸속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걸까요? 그냥 삼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실 우리 몸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정교하게 작용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우리가 삼킨 약이 몸속에서 어떻게 이동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따라가 볼까요?

목차

약의 형태는 왜 이렇게 다양할까?
약이라고 하면 흔히 알약을 떠올리지만, 사실 약은 아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각각의 약은 특정한 상황에서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제형이 다르게 설계되는데요.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린 아이에게는 삼키기 쉬운 시럽 형태의 약을 주고, 넘어져서 생긴 상처에는 연고를 바릅니다. 멀미가 심한 사람은 귀 뒤에 붙이는 패치를 사용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알약(정제)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보통 정제라고 하면 단단한 알약을 떠올리지만, 사실 정제도 종류가 다양하답니다. 가장 일반적인 건 삼키자마자 위에서 바로 녹는 ‘일반 정제’입니다. 하지만 약에 따라 작용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어서, 일정 시간 동안 천천히 녹도록 만든 ‘서방정’, 위산을 피해 장에서 흡수되도록 만든 ‘장용정’도 있습니다. 캡슐 형태의 약도 있는데, 이건 젤라틴 성분으로 감싸져 있어서 특정 부위에서 약이 방출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제형이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약 성분이 우리 몸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도록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위산에 약 성분이 손상될 위험이 있는 경우, 장에서만 녹도록 코팅을 한 장용정을 사용합니다. 또, 한 번 복용으로 오랫동안 효과를 내야 하는 약물은 서방정 형태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약의 형태는 단순히 모양을 다르게 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것이죠.

약을 삼키면 몸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자,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가 삼킨 알약이 몸속에서 어떤 여정을 떠나는지 따라가 보죠. 먼저 약을 삼키면 식도를 따라 위장으로 이동합니다. 위에서는 강한 산성의 위산과 소화 효소가 나오는데요. 이때 약의 종류에 따라 녹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일반 정제라면 위에서 곧바로 녹아 소장으로 이동하고, 장용정이라면 위를 그대로 통과한 뒤 장에서야 분해되기 시작하죠.
그렇다면 약이 녹고 난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소장에서 흡수된 약 성분은 혈관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때 그냥 바로 온몸으로 퍼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간을 거치게 되는데요. 이를 ‘초회 통과 효과(first-pass effect)’라고 합니다. 간에서는 약물의 일부를 대사하여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하고, 몸에 필요한 활성 성분만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보내는 거죠.

이후 약 성분은 혈관을 따라 이동하며 목표 장기에 도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두통약을 먹었다면 약 성분이 뇌혈관을 따라 이동해 뇌의 통증 신호를 차단합니다. 근육통 완화제가 몸속에 들어오면 근육 세포에 도달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압약은 혈관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듯 약은 단순히 ‘먹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부위에서 작용하게 되는 것이죠.
약이 몸에서 사라지는 과정
약을 먹으면 몸속에서 효과를 발휘한 뒤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약물은 어떻게 몸에서 배출될까요? 바로 간과 신장이 이 과정을 담당하는데요.
간에서는 약 성분을 분해하여 몸 밖으로 배출하기 쉬운 형태로 바꿉니다. 이후 신장이 이 성분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하는데요. 만약 신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면 약물이 몸속에 남아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약의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간에서 약물을 분해할 때 사용하는 효소가 있는데요. 바로 ‘CYP450(사이토크롬 P450)’ 효소입니다. 이 효소의 활성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약을 먹어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약이 빨리 대사되어 효과가 약하게 나타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약이 몸에 오래 남아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마다 약물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약을 안전하게 복용하려면?
약은 올바르게 복용해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용정은 씹어 먹으면 안 됩니다. 보호 코팅이 손상되면 위에서 녹아버려 약효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서방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해진 속도로 약물이 방출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쪼개거나 부수면 효과가 달라질 수 있지요.
그래서 약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은 약인지 확인하고, 약사와 상담한 후 복용해야 합니다.약마다 복용 방법이 다르고, 특정 약물은 다른 약과 함께 복용했을 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복용 전에는 반드시 약 포장지의 설명을 꼼꼼히 읽고,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꾸러기 건강닥터

우리가 쉽게 삼키는 약 한 알이 몸속에서 이렇게 정교한 과정을 거친다는 것, 신기하지 않나요? 약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치료하는 소중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올바르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번에 약을 먹을 때는, 이 작은 알약이 몸속에서 어떤 여정을 떠나는지 한 번 떠올려 보세요!



